Art

부산 서양화가 추지영작가 <삶의 향기>

시애틀항해일지 2011. 3. 18. 06:30

 

  그림에서 나무가 거친 바람을 맞고 있다. 세차게 불어 오는 바람은 소리 없는 아우성이 되어 사람들 속에 끊임없이 불어 닥치는 불안과 공포 삶의 고통을 토해내고 있다.
  부산에서 활동하는 서양화가 추지영 작가는 처음 이런 그림을 그릴 때는 홀로 있는 나무를 그렸다고 한다. 인간의 당하는 삶의 부데낌을 나무와 바람으로 표현한 것이다. 하지만, 그의 그림에는 변화가 있었다. 이제 잎도 없이 앙상한 가지들을 가졌지만, 여러 그루의 나무들이 함께 그 바람을 맞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삶의 고통의 폭풍도 함께 맞으면 꿋꿋이 이겨나갈 따뜻함이 그 속에 있다고 말한다. 

 

 

 


  추지영 작가가 첫 시도한 청동철심과 녹물을 이용한 기법은 재질의 특성상 입체적이고 촉감적인 성격이 짙게 묻어난다. 때문에 그의 작품을 지켜보면 손으로 물체를 만지는 듯한 느낌, 물상들이 움직이는 듯한 느낌이 들고 다가가 만져보고 싶은 욕구를 자아낸다.
  신라미술대전, 한국미술대상전 종합대상을 받고, 대한민국 전통미술대전(특선 2회)를 가지며 한국미술대상전 우수작가상을 받은 그녀는 부산활동작가로는 드물게 2011년에는 서울 힐튼호텔에서 전시전을 가진다. 그의 활동영역도 활발하다. 북경올림픽기념 한국작가 초대전, 힐튼호텔에서 The Christian Arts Fair 2010 ,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청계천 100호전을 가지기도 했다.
이제 예순의 나이를 바라보는 33년 이상 붓을 붙잡고 살아오며 그림으로 세상과 말 걸기를 시작한 작가와의 우연찮은 만남은 많은 느낌을 남겨주었다. 알 수 없는 그림의 세계를 작가의 시선에서 풀어주니 암호가 해독되는 듯한 느낌도 받는다. 

 

 

 


  그의 그림에는 화장이 없다. 사람들이 그저 보고 좋은 풍경화 혹은 좋은 느낌의 그림을 그리기 보다. 아픈 현실의 직면하고 부조리와 고뇌의 진실한 느낌을 표현하고자 했다. 그의 그림세계를 다 알 수는 없지만, 그의 그림철학은 그렇게 그림을 통해서 느껴볼 수 있었다. 문학가의 책은 한참을 읽어서 깨달음을 얻지만, 그림은 그 자체로 전율을 느끼게 하고 그 자체로 대면이며 말을 걸어 온다고 말한다. 

 

 

 


  처음 작품을 시작할 때는 어둡고 짙은 톤이 많았는데 갈 수록 작가의 세계는 따뜻하고 밝아지고 있다고 했다. 기도하는 소녀의 그림에는 고통하는 세상에서도 마음이 고요하게 정돈되고 있는 듯하다. 작품 ‘心’에서는 복잡한 내면의 모습 속에서도 종교적 자유를 맛보는 듯한 인상을 남긴다. 그의 그림은 사실화라기 보다는 내면의 충일한 감성이 끊어올라 붓끝에서 토해내치는 듯한 깊이와 충만감을 짙은 인상화로 보여주고 있다. 

 

 

 

 


  추지영 작가의 <삶의 향기>초대전이 용두산 공원아래 프라미스랜드 갤러리에서, 3월 31일까지 열려있다. 그림의 세계로 작가와의 만남으로 ‘삶의 향기’로 초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