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구두 한켤레에 담긴 인생 - 빈센트 반 고흐
시애틀항해일지
2011. 5. 3. 06:49
빈센트가 발로 두루 밟고 다니면서 그림을 그렸다면
현대인들은 손으로 뭔가를 하는 사람들이다.
발과 손의 관계는 어떠해야 할까?
현대인은 손으로 글을 쓰지도 않는다.
손가락으로 컴퓨터 자판을 두들기면서 이리저리 짜깁기해 가며 글을 ㅆ느다.
연필로 꾹꾹 눌러서 글을 쓰는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어떤 작가는 연필로만 글 쓰는 것을 고집하는데,
그래야만 자기 온몸으로 밀면서 글을 쓰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란다.
손끝 촉감으로만 쳐서 쓰는 글은 그만큼 가벼울 수 밖에 없다고 하면 고리타분한 생각에
불과한 걸까?
- 안재경 <고흐의 하나님> 인용
구두 한 켤레
- 이생진 시인 -
사람들은 일제히
고흐가 그린 헌 구두 앞에서 발을 멈춘다.
구두가 긴장한다
누군가가 구두의 대변인인 것처럼 말한다.
'이 구두는 고흐 자신인데
한 짝은 생활고에 시달린 슬픈얼굴이고
다른 한 짝은 고난을 극복한 후의 얼굴'이라고 말한다.
............중략
왜 새구두를 그리지 않았을까
새 구두는 경험이 없기 때문에 말이없다.
새 구두는 사람을 경험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의 무게를 모른다.
............하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