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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위트(Wit)를 관람하고

시애틀항해일지 2009. 10. 13. 09:59

 

 

 

       당신이 어느날 갑자기 큰 병을 선고 받는다면 어떤 느낌일까?

       내 눈앞에서 펼쳐지는 연기자는 너무도 리얼하고 호소력있게 사람들의 정서를 마치 물을 빨아들이는 홀처럼 흡입해 온다.

 

       죽음과 삶, 삶과 죽음.

       너무도 근원적인 문제를 우리는 회피하며 도망할 때가 얼마나 많은가?

       병원에 4층이없고, 아파트나 건물에 4층이 없는 것을 보면, 사람들이 얼마나 죽음을 연상시키는 것을 싫어하는지를 알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항상 누군가의 장례식의 소식을 듣는다. 그리고 참석하고 있다.

       멀리있는 사람이든 가까이 있는 사람이든 우리는 그 소식을 듣게 된다.

 

       연극 위트는 바로 이 죽음이라는 문제와 정직하게 대면하게 하는 작품이다.

       너무 멀리 하고 싶지만, 너무도 삶 가까이 있는 병듦과 투병의 과정, 그리고 죽음의 문제에 대해

       직면케하고, 그 속에서의 모습을 가식없이 드러내 준다.

 

       1시간 40분 가량의 공연이었지만, 중간에 주인공 비비안이 던지는 질문이 의미심장하다.

       "여러분, 이 공연이 지루하게 느껴지시나요? 나의 삶과 죽음에 대한 진지한 투쟁의 현장이 누군가에는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니 이거 우습지 않습니까?"

 

       짧은 시간속에 그 수많은 번뇌와 또 고민들을 의사와 간호사 그리고 주변의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엵어내는 시나리오 작가(마가렛에드슨)의 통찰력이 대단하다.

       뿐만아니라 그 상황에 몰입하여 빈틈없이 자신의 역을 소화해가는 배우들의 연기또한 매력적이다. 무엇보다, 이 모든 것을 구상하고 외국의 시나리오를 우리의

       현장의 맞게 소화시키면서 배우들의 개성을 최대한 되살려내어 새로운 작품을 만드는 감독(이성규 연극감독 :액터스 소극장)에게서 경탄하게 된다.

 

       이 연극에서 주인공 비비안은 영문학교수로 1600년대의 영국의 시인 존던의 시를 연구하여 영문학계의 한 획을 그은 사람이다.

      존 던은 1623년 11월 후반부터 12월초에 병명을 알수 없는 병을 앓았다. 병에 걸린 동안 그는 육체적 고통에 따른 그의 영적인 반응을 메모했다가, 이에 근거하여 책을 짓기도 했다. 그 책이름이 '인간은 섬이 아니다- 병의 단계마다 드리는 기도'이다.

       극중에서 존던의 시를 정통한 교수 비비안이 투병과정에서 실제 자신의 삶으로 그 시를 이해하고 소화하는 실제적인 상황이 곳곳에서 충돌을 벌이기도하고 소화되면서 벌어지는 과정이 우리로 눈물짓게  만든다.

 

       연극 위트는 나에게 새로운 질문을 남기게 된다.

      " 너는 과연 죽음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는가? 죽음이란 너에게 진정 무엇인가?"

 

 

 

 

       마지막으로 연극 위트에서 자주 인용된 존던의 시를 인용하고자 한다.

 

      제목: 죽음이여, 뽐내지 마라.

 

      죽음이여 뽐내지 말라, 어떤 이들은 너를

      힘쎄고 무섭다 일컫지만, 넌 그렇지 않나니.

      네 생각에 네가 해치운다고 여기는 사람들은

      죽는 게 아니다. 불쌍한 죽으마, 넌 나도 죽일 수 없다.

      너의 그림에 지나지 않는 유식과 잠에서

      큰 기쁨이 나오나니, 너로부터는 더 큰 기쁨 나온다.

      또한 훌륭한 사람들 유골의 안식과 영혼의 해방 찾아

      되도록 빨리 너와 함께 간다.

      너는 운명, 우연, 제왕들, 그리고 절망한 자들의 노예.

      그리고 독약과 전쟁과 질병과 함께 산다.

      그 뿐인가, 아편이나 마법도 너의 일격만큼

      또는 더 잘 우릴 잠들게 할 수 있다. 그런데 왜 뽐내느냐.

      짧은 한잠 지나면, 우리는 영원히 깨어난다.

      그러면 죽음은 더 이상 없을 것. 죽음이여, 네가 죽으리라.

      

     

        아래는 부비뉴스에 게제된 위트공연관람 후기입니다. (클릭하시면 됩니다.)

 

 http://news.busan.go.kr/sub/news08.jsp?amode=_viw&arti_sno=20091028075946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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