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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을 맞는 기도 본문

Man makes Book, Book makes Man

성탄을 맞는 기도

시애틀항해일지 2010. 12. 24. 17:20

 

이천 년 한 해가 저물어 가는데

가슴에는 찬 바람 불고 얼굴에는 빈 바람만 스쳐 갑니다.

왜 그렇게 다들 바쁘고 마음이 급해지는지요.

크고 화려한 것, 빠르고 강한 것에 홀린 사람들의 마음은

갈수록 얕아지고 거칠어 집니다.

남보다 앞서고, 남보다 많이 갖고,

남보다 강해지려고 버둥거리며 살아 왔습니다.

그래서 꾀는 늘고 고집은 드세어지고 괜히 오만합니다.

 

어둡고 초라한 외양간,

사람들의 눈길이 닿지 않는 곳에 생명의 님은 오셨지요.

하루하루 먹고 일하고 자고 싸는

순박한 짐승들 사이에 누우셨지요.

사람들에게 학대받고 사람들의 밥이 되는

짐승들의 밥통에 누우셔서

짐승들의 벗이 되고 짐승들의 밥이 되셨지요.

 

말 없는 아기 예수님,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시여,

죄와 죽음을 넘어 영원히 더불어 사는 지혜를 깨우쳐 주셔요.

힘없는 아기 예수님, 하늘 나라의 영원한 왕이시여,

사랑과 평화의 길을 보여 주셔요.

벌거벗은 아기 예수님, 하나님의 참된 형상이시여,

우리 속에 아름답고 착한 마음을 지어 주세요.

 

_ 박재순 신학자

 

<사귐의 기도를 위한 기도선집>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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