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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나웬 '집으로 돌아가는 길' 본문

Man makes Book, Book makes Man

헨리나웬 '집으로 돌아가는 길'

시애틀항해일지 2010. 8. 11. 16:45

 

 

 

 

영성작가 헨리나웬이 화가 렘브란트의 '탕자의 귀향'(The return of the prodigal son) 그림을 묵상하며 자신의 라르쉬 공동체에서의 삶과 영적 내면의 소리를 말씀에 비추어 내려낸 좋은 책이다. 설교나 강연이 아닌 자연스러운 묵상의 글로 생각의 틈을 만들어 주고 또 자신을 되돌아 보게끔 하는 책이었다.

렘브란트는 상실과 고통의 시기 인생의 후반기에 '탕자의 귀향'을 그려내었고, 빈센트 반 고흐는 이 작품을 보고 '수없이 죽음을 맛보지 않았더라면, 결코 이런 그림을 그리지 못했을 거야'라고 한다. 나웬은 러시아 에르미타주 미술관에서 이 그림 앞에서 사흘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두 세 시간씩 앉아서 그림을 뜯어보고, 연구하고 묵항하고, 마음에 짚이는 생각을 기록하며 보내었다고 한다.

그렇게, 한편의 그림에 몰입하기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 바쁘고 쫓기고 경쟁적이며 전투적이기까지한 현대인들에게 나웬의 그 책도 한 자리에 앉아서 몰입하며 읽기도 쉽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깊은 묵상에서 건져낸 글이기에 스팸의 홍수속에서 목을 축일 생수를 마시는 느낌으로 나웬의 글을 대하게 된다.

우리는 한번의 회심, 한번의 회개로 모든것이 다 이루었다고 생각할 때가 많다. 하지만, '우리는 매일, 매시간 떠나고 돌아오길 반복한다. 떠나고 돌아오는 건 삶의 단막극이 아니라 계속 이어지는 연속극'이다. 탕자의 모습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돌아와야 할 '집'을 생각하게 해 준다.

책의 큰 흐름뿐 아니라, 곳곳에 좋은 글들의 인용구들이 본문의 내용을 더 풍성하게 해 주었다. 그 글귀중 하나를 인용하자면 '혹시 남아공으로 돌아가서 설교를 하거나 강의를 하게 된다면, 한 사람 한사람이 각기 제 몫의 눈물 구덩이 옆에 앉아 있다는 사실을 늘 기억하십시오 - 트레버 허드슨 <땅의 소리를 들으라>' 나웬은 그렇게 한 사람 한 사람이 지는 제 몫의 눈물 구덩이에 대해서 직면하도록 그리고 그것을 정직하게 표현하도록 요청한다.

짧은 지면에 책의 모든 내용을 다 정리하고 소감을 나눌 수는 없겠지만, 우리에게 탕자의 자리 또 큰아들의 자리에서 아버지의 자비하심의 자리로 오라고 부르시는 그 높은 부르심이 우리를 궁극적으로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결론적으로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