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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묵상

공을 놓쳤다면

시애틀항해일지 2013. 5. 4. 11:32

 

 

마지막 순간에 공을 놓쳤다면

 

 

 

 

독일인들이 경기장에 나와 춤을 추며 서로 껴안고 기쁨의 함성을 지르고 의기양양 팔을 휘두르는 동안, 체코의 재능있는 골키퍼는 한쪽 골대에 몸을 기댄 채 주저앉아 머리를 다리 사이에 파묻고 있었다. 그곳에 그와 함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는 패배자였다.

 

패배한 골키퍼의 모습은 내게 큰 충격을 주었다. 유럽 우승컵을 간절히 바라던 체코인들에게 실망을 안겨준 한 번의 실수로, 그가 쌓아온 위대한 실적이 모조리 잊힐 판이다. ‘결정적 실수는 기이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오래도록 결실이 풍성한 삶을 살다가 마주친 단 한 번의 불행한 사건, 단 한 번의 실수, 단 한 번의 죄, 단 한 번의 실패가 영원한 패배로 기억되는 일은 정말가능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기억될까? 한 없는 친절과 관용, 용기와 사랑의 행위로 기억될까, 아니면 우리가 말년에 저지른 단 한 번의 실수로 기억될까?

 

그래, 그 남자, 전설적 인물이었지만 실패하고 말았지.”

 

그래, 그녀는 성녀 같은 사람이었지만 죄를 짓고 말았어,”

 

그래, 그 사람들, 대단했지만 끝에 가서는 우리를 실망시키고 말았지.”

 

나는 때로 큰 실수를 하기 전에 사라진 죽음을 생각한다.

 

성인들이 좀 더 오래 살다가 마지막 순간에 공을 놓쳤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런 작은 실수로 그들의 높은 덕이 무위로 돌아갔을까?

 

이런 생각은 나를 깜짝 놀라게 한다. 결국 인간의 판단은 변덕스럽다는 것을 알았다. 하나님, 오직 하나님만이 근본적으로 우리를 알고 온전히 사랑하고 철저히 용서하며, 우리를 있는 그대로 기억하신다.

 

- 헨리나웬 저, 성찬성 역 <마지막 일기 Our second Birth> p. 294.

 

인생의 무상함은 인간의 존재가 지니고 있는 세 가지 비극적인 요소 - 고통, , 죽음- 중 하나에 속한다. 그것은 불치병에 걸려 고통과 임박한 죽음에 직면해 있는 환자를 괴롭히는 문제이기도 하다. 이런 경우, 문제는 어떻게 하면 환자에게 다음과 같은 우리의 믿음, 즉 과거는 절대로 잃어버릴 수가 없으며, 모든 것이 창고에 안전하게 저장된다는 믿음을 환자에게 전달하느냐 하는 것이다.

 

" 과거는 가장 안전한 존재양식이다. 지나간 것은 우리에 의해서 과거 속에 저장되고 구출된다. "

 

"조만간에 삶이 끝나겠지요, 그리고 아무것도 남지 않겠지요

 

당신이 존경할 만큼 큰 성취와 성과를 이룬 사람을 만난적이 있나요? 그가 죽었습니까? 그의 삶이 끝나는 순간에 그 삶의 의미도 사라지는 것 아닌가요?”

 

어떤 환자에게는 비유를 써서 얘기하는 것이 적합한 것처럼 보인다.

 

인간이 병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알려주는 비유를 말하거나 이야기를 들려준다.

) 인도에서 태어난 코타미 시댁에서 아들이 죽음. 높은 스승 찾으라. 시련이나 죽음의 고통을 겪지 않는 집이 있다면 그 집에서 겨자씨를 얻어오라.

- 빅터 프랭클 저, 이시형 역 < 삺의 의미를 찾아서, The will to Meaning: Foundation and Applications of Logotherapy> pp.184-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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