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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시애틀항해일지 2008. 10. 29. 09:30

 

 

 

 

 

  

                                      생명은

                                                                                            

 

                                                                                                                                                요시오히로시

            

 

 

 

생명은

자기 자신만으로는 완성될 수 없도록

만들어져 있는 듯하다.

꽃도

암술과 수술이 갖추어져 있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며

곤충이나 바람이 찾아와

암술과 수술을 중매한다.

생명은 그 안에 결핍을 지니고 있으며

그것을 다른 존재로부터 채워 받는다.

 

세계는 아마도

다른 존재들과의 연결

그러나 서로가 결핍을 채운다고는

알지 못하고

알려지지도 않고

그냥 흩어지지도 않고

무관심하게 있을 수 있는 관계

때로는 마음에 들지 않은 것들도 허용되는 사이

그렇듯 세계가

느슨하게 구성되어 있는 것은 왜일까.

 

꽃이 피어 있다.

바로 가까이까지

곤충의 모습을 한 다른 존재가

빛을 두르고 날아와 있다.

 

나도 어느 때

누군가를 위한 곤충이었겠지.

당신도 어느 때

나를 위한 바람이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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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안에 배밭이 많다.

 " 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이 삼경인제.."

  그 이화가 바로 배꽃인데,

  찬란히 빛나는 달빛아래 배꽃이

  눈이 부시게 빛나던 것을 목격하며

  싯귀의 한 의미도

  이렇게 달빛아래 배꽃을 보아야만 그 의미를

  알 수 있음을 깨달았다.

 

  우리가 살았던 직산의 배밭은 참으로 나에게는 인상적이었다.

  그곳의 교회를 오랫동안 섬기는 한 집사님이 하셨던 말들이 기억난다.

  나무가 한 그루로는 살 수 없다고.

  나무에도 암컷과 수컷이 있어, 불어주는 바람과 옮겨주는 곤충으로

  서로 가까이 있으면서 번식하고 자라간다고..

 

  사람사는 것도 그렇지 않을까?

  굳이 위의 시 (요시노히로시의 '생명은')를 들먹이지 않아도,

  우리는 서로 함께 사는 존재임을 잊지말아야 할 것이다.

 

 

  로드비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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