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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을 맞이하며 _ 지금 여기로부터 쓰는 영성칼럼_김광영 본문
Nowhere
주님, 인생이 너무 빨리 지나갑니다. 몇 년 전에 저를 완전히 압도했던 사건들이 지금은 거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몇 달 전만 해도 제 삶에서 너무나 중요한 것 같았던 갈등도 이제는 아무 쓸데가 없고 힘을 기울일 가치도 없는 것 같습니다.
겨우 몇 주 전에 제 잠을 빼앗아 갔던 내적인 동요가 이제는 과거에나 존재했던 낯선 감정이 되었습니다. 며칠 전에 감탄하며 읽었던 책들이 이제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몇 시간 전에 제 마음을 사로 잡았던 생각들도 이제는 힘을 잃어 버렸고, 다른 것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나우웬과 함께 하는 아침’, 이블린 벤스 편집, ivp 중에서)
2021년에서 또 한해를 넘어 2022년을 맞이한다. 인생 시간이 모래를 쥔 두 손처럼, 한줌 가득한 것 같았는데 어느 순간 다 빠져나가고 모래 조각 몇 개만 손에 남는다. 다만, 그 모래가운데 한조각 사금(물가나 물 밑의 모래 속에 섞인 금)을 손끝에서 발견할 수 있다면 그래도 마음 한켠 헛헛 하지는 않으리라.
지나가는 시간 속에서 우린 바람을 잡는 것처럼 아무것도 붙잡을 수 없다. 다만, 과거는 내려와 쌓인 모래처럼 남아있다. 현재는 모래시계를 관통하며 흘러가는 중이고, 미래는 곧 흘러내릴 것이다.
성 어거스틴(St. Augustin)은 ‘고백록’에서 말한다. 우리에게는 과거와 미래는 없다. 단지 과거를 추억하는 현재가 있고, 미래에 대한 소망을 가진 현재가 있을 뿐이다. 그러니 현재를 살아가자.
Nowhere라는 영문을 어떤 이는 No where(아무 갈 길이 없다)고 읽고, 어떤 이는 Now here(지금 여기서 부터)라고 읽는다. 그대는 새해 오늘이라는 이 때를 어떻게 읽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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